장래숙 대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한그루의 나무는 토양 조건과 기후 환경이 잘 맞아야 무성하게 자라고 성숙할 수 있다. 우리 청소년들도 안정된 사회 조건과 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디지털 중독, 학교·온라인·가정 폭력, 마약, 온라인 매개 성 착취 등의 유해환경이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고위험군(인터넷 중독, 학업 중독, 학교 폭력, 가정 폭력, 아동 학대, 성문제, 가출, 약물 사용, 자살 등) 위기청소년의 개인상담이 2019년(790명) 대비 2022년(1463명) 117%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적인 사회적 단절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우울, 불안, 강박 등의 정신건강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소년전화 1388 전화상담 실적을 살펴보면, 정신건강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2019년(417건) 대비 지난해(945건) 111% 증가했다.

청소년기에 경험한 심리적 외상은 심리적으로 불안, 우울, 공황장애, 정서조절곤란 및 자살사고 등 다양한 어려움을 발생시켜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고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본 센터에서는 지난해 ‘대전시 청소년 심리적 외상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학 중 청소년의 약 40%가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급에 따른 심리적 외상 위험 수준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면, 재학 중 청소년이 11.1%, 학교 밖 청소년은 27.5%로 재학 중 청소년보다 학교 밖 청소년이 약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외상 관련 공존증상 위험군이 전국기준(2.5%)의 두 배 정도 높게 나타나 대전지역 청소년의 심리적 외상 공존증상의 심각성이 확인됐다.

대전지역의 심리적 외상 공존증상 문제가 심각함을 나타내고 있어 심리검사 및 치료비용 지원 사업과 개인·집단 상담 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심리적 외상 예방 및 치료 지원 서비스가 마련돼야 한다. 심리적 외상 및 공존증상의 위험 수준별 정상집단, 주의집단, 위험집단으로 구분해 개입 방향이 마련돼야 한다. 대전시의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청소년 심리적 외상 위기집단 조기선별과 개입이 필요하다. 심리적 외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과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사업을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위기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어른들이 안전한 사회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 청소년들이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 건강한 한그루의 나무로 자라 꿈을 실현 시킬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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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투데이:  https://www.c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98271